사전적으로, 체념이란 "품었던 생각이나 기대, 희망 등을 아주 버리고 더이상 기대하지 않음"라고 나온다. 그런데, 이 체념의 대상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어떤 상황이나 어려움이 개선되기를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 체념의 대상이 사람일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다. 이 둘의 차이는 외형상으로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내면의 차이는 꽤나 크다. 어떤 상황에 대한 개선을 위한 체념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아쉬움을 안고 접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체념은 내면 깊숙한 곳으로 스며들어와 바닥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 마치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바닥에 있던 먼지가 일어오르듯, 사람에 대한 체념은 사람을 볼때마다 꿈틀 거린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는 아닌 것 같다. 여전히 어떤 이들에게는 체념의 느낌을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속에 있는 체념이라는 먼지는, 그들에 대해서도 체념의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은 좋을때니까... 조금만 오해가 생겨도 곧 변하겠지..."
나 자신을 돌아보아도, 과연 누구에게 기대를 할 수 있을까 싶다. 어쩌면, 체념은 기대의 반복을 통해서 받은 상처의 결과가 아닐까? 그래도 목사라는 이유로 포기하지 못하고 또 한번 기대하고 또 한번 기대하고... 이 사람은 어떤 경우라도 변하지 않겠지... 하고 또 기대했지만, 급기야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아, 이게 아니었나보다!" 뒤통수를 맞은 듯 체념이 깊이 스며들어온다. 목사라는 이유로 잔머리굴리지 못하고 바보같이 행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이젠, 내 자신에게도 체념이 들었다.
체념은 절망의 일종일 것이다. 분명 그것은 신앙적인 모습이라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목사이기에 바보가 되는 것은 어쩌면 좋은 것 같다. 하나님 보시기에는 괜찮지 않을까 나 자신을 애써 위로해 본다. 이젠, 인내의 문제만 남은 것 같다. 그리고 눈을 드니 주님만 남아계신다. 내 소망으로!
그래서 체념을 넘어 Always hope in Jesus!!!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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